영화적 순간 by zoamie


폴킴 콘서트를 봤다. 
좌석이 너무 가까워서인지 너무 좋아서인지 아무튼 숨도 제대로 못쉬었다.
친구는 부담스럽다고 했지만 나는 눈을 마주쳤다는 착각이 들어 좋았다.
담담한 목소리에 굳게 담긴 진심이 나 또한 좋은 사람이 되고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.

저녁에는 영화모임에 처음 참석했다. 
영화모임답게 첫 인사를 '나의 영화적 순간'을 밝히는 것으로 대신했다.(아래는 모임 전 미리 올려둔 게시글)
나의 영화적 순간
안녕하세요. 저는 좋아하는 영화들이 많아서 평소에도 가장 좋아하는 영화랄지 최고의 인생작 등 묻는 질문을 받으면 어려워하곤 하는데요. 그래서 이번 '나의 영화적 순간'이라는 대 제목 앞에 과연 어떤 영화를 골라야할까, 한참을 고민하다가 말그대로 절 영화로 이끌어준 영화를 떠올렸습니다. 
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<걸어도 걸어도>
고레에다 감독님 영화들 중에서도 정말 좋아하는 영화라 꼽고 싶은 장면들은 많은데. 그 중 마지막 장면을 꼽아봤습니다. 마지막 장면에서, 장남의 기일날 모였던 가족들이 모두 떠난 후 여전히 그 자리에 남은 노부부가 다시 길고긴 언덕 계단을 올라 귀가하는 장면을 롱테이크로 보여주는데요. 그 위로 이어지는 차남의 나레이션.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결국 생전에 했던 약속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독백. 우리 모두 늘 알고는 있지만 절대 실천하지는 못하는 '있을 때 잘하자'라는 결심으로 절로 뜨끔하게되는 장면이었어요.
하루를 함께 지내며 조금은 닿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여전히 어딘가 어긋나 있는 가족들. 가장 쉽게 접할 수 있으면서도 가장 풀어내기 어려운 소재가 '가족'이라고 생각하는데 <걸어도 걸어도>는 가족의 깊은 상처까지 건드리면서도 그 전개를 담담하게 그려내 생각거리와 여운이 더 짙게 남았던 영화였습니다. 
이렇게 좋은 영화를 더 많은 사람들이 봐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영화 하고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기도 한 시작점이기도 해서 <걸어도 걸어도>를 골라 봤습니다. 

애초의 참여 목적대로 다르게 볼 수 있는 시야의 확장되는 기분이 들었다. 
앞으로가 기대된다. 뒷풀이가 있었지만 막차때문에 서둘러 나왔는데 그게 내내 아쉽다.